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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원 국제노동고용관계학회장 "文정부 가슴 뜨거운 개혁… 머리도 뜨거운 게 문제"

2018-07-12 19: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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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출범 이후 가슴 뜨겁게 개혁하려는 점은 높이 삽니다. 하지만 가슴만큼 머리까지 뜨거워선 안 됩니다. 경제를 살리려면 무엇보다 기업의 가치를 존중해야죠.”

한국인 최초로 국제노동고용관계학회(ILERA: International Labour and Employment Relations Association) 회장을 맡고 있는 김동원 고려대 경영대 교수(사진)가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해 성과도 있지만 아쉬움이 크다는 지적을 내놨다.

1966년 설립된 ILERA는 48개국 고용노사관계 학회가 가입한 세계 최대 규모의 노동 관련 학회다. 국제노동기구(ILO)가 예산과 인력을 지원하는 학회로, 김 교수는 2015년 9월 회장에 선출됐다. 오는 23~2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ILERA 2018 서울 세계대회’를 앞두고 준비에 한창인 김 교수를 12일 그의 연구실에서 만났다.

김 교수는 노동 전문가로서 각종 노동 현안에 관해 소신을 밝혔다. 김 교수는 “현 정부가 최저임금을 인상하고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등 노사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루려는 의지는 평가할 만하다”면서도 “하지만 부작용을 무시한 채 밀어붙이다 보니 정작 보호가 필요한 영세기업, 저소득 근로자가 어려워지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가슴과 머리가 동시에 뜨거운’ 대표적인 사례로는 최저임금 인상을 꼽았다. 그는 “한국 노동시장의 가장 큰 문제가 양극화라는 점에서 최저임금 인상 방향은 옳다고 보지만 방법이 거칠고 세련되지 못했다”며 “단계적으로 서서히 가지 않고 단기간에 무리하게 추진하는 바람에 문제가 속출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23일 개막하는 ‘ILERA 2018 서울 세계대회’와 관련해선 4차 산업혁명 시대 노동시장 변화를 엿볼 수 있는 ‘일의 미래’ 세션을 주목하라고 했다. 김 교수는 “장기 고용과 평생직장 개념이 생긴 것은 불과 100년 정도밖에 안 된다”며 “당시 가내 수공업, 도제식 교육, 장인 위주의 프리랜서 노동이 대세였는데 최근 들어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지고 ‘플랫폼 노동’이 늘면서 고용 형태가 과거로 회귀하고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일의 형태가 바뀜에 따라 제조업 기반의 전통적인 노동조합 모습도 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일 자체의 성격이 바뀌면서 알바노조와 같은 연합체 형식의 네트워크 노조나 대리기사연합회, 우버드라이버노조 같은 준노조가 생겨날 것”이라며 “노조, 비노조 구분이 사라지고 근로자, 이민자, 여성, 노인, 인권 등 다양한 문제를 포괄하는 단체가 기존 노조를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대륙별로 돌아가며 3년마다 회장국에서 열리는 ILERA 세계대회는 ‘노사관계 올림픽’으로 불린다. ILERA와 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 한국노동연구원, 노사발전재단이 공동 주최하는 이번 대회의 주제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고용노사관계’다. 티치아노 트레우 전 이탈리아 노동부 장관 등 역대 ILERA 회장단 10명이 참석한다.

글=백승현/사진=신경훈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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