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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차 '함혜란 국선전담 변호사'..."월급 600만원, 경쟁률 8대1될 정도로 인기"

2019-02-11 15: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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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태윤 산업부 기자) “당신은 변호사를 선임할 권리가 있으면 묵비권을 행사할 권리가 있다.” 영화를 보면 형사가 범인을 현장에서 붙잡거나 체포할 때 자주 사용하는 말입니다. 그런데, 피의자나 피고인(형사사건의 경우)이 변호사를 선임할 재정적 형편이 안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경제적 약자의 변호를 위해 국가에서는 2006년부터 국선전담변호사 제도를 시행중입니다.
전북대 로스쿨을 나와 제5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후 지난해부터 국선전담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함혜란 변호사를 만났습니다. 함 변호사는 “지난해 선발땐 8대1의 경쟁률을 보일 정도로 인기였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는 42명의 국선전담변호사를 선발했습니다.) 별도의 사건수임이 없어도 월 600만원(세전)을 받을 수 있다는데 매력을 느껴 변호사들이 많이 지원한다고 합니다. (일반 사설 변호사들은 '사건을 수임한다'는 표현을 쓰나 국선전담변호사는 '사건을 수행한다'는 표현을 쓴다고 합니다.)함 변호사를 만나 국선전담변호사의 세계를 들어봤습니다.

◆월급 600만원 ‘국선전담 변호사’

국선전담변호사는 형사사건을 맡으면서 피의자나 피고인을 변호해 줍니다. 법원(특히 고등법원)이 변호사를 선임하고 계약기간은 2년입니다. 별도의 사유가 없으면 최대 6년까지 할 수 있습니다. 현재 함변호사는 의정부지방법원 국선전담변호사입니다. 의정부 지원 근처에서 동료 국선전담변호사 8명과 함께 사무실을 공동으로 사용중이라 했습니다. “저희는 4명의 사무직원이 있는데 개인사업자 변호사 두명당 한명씩 두는 꼴이에요. 다른 전담들은 3명에 한명을 두는 곳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국선전담변호사의 월급은 600만원, 사무실 임대료와 사무직원 월급 등을 제하면 사실 손에 쥐는 것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인건비가 부담이 돼 사무직원을 많이 둘 수없다고 합니다. 물론 국선전담변호사는 2년이 지나면 100만원씩 올라 700만원(3~4년차), 800만원(5~6년차)까지 받을수 있습니다. 2년후엔 평가에 따라 재위촉도 가능합니다. 이때문에 초임 변호사들 사이에선 별도의 사건수임을 하지 않아도 고정된 보수(법원에선 월급대신 ‘보수’란 용어를 쓴다고 합니다)를 받을 수 있는 국선전담변호사가 인기라고 하네요.
함 변호사는 “국선전담은 대부분 형사사건입니다. 평소 형사사건을 맡아보고 싶었는데 좋은 기회라고 생각돼 지원하게 됐다”고 합니다. 통계에 의하면 국선전담변호사들이 수많은 형사사건의 경험이 있어서 나중에 경력직 판사로 임관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국선전담 변호사들의 변호 업무량은 얼마나 될까요? 함 변호사는 한달 평균 30건의 변호를 맡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법관 인사가 있는 2월에는 조금 사건이 뜸하다가 3월과 법관 인사평가를 위한 자료 제출 기한을 앞둔 9월말부터 11월초에는 다시 사건들이 늘어난다고 하네요. 한여름 7말8초 한주는 법원들도 휴가에 들어가서 그 때는 변호가 없다고 합니다.

◆법원,교도소...심지어 정신병원까지

국선전담 변호사의 하루는 어떤지 궁금했습니다. 오전 10시부터 법원에선 공판이 이뤄집니다. 함 변호사는 “오전 법정 변론을 준비하고 자주 늦거나 깜빡하는 피고인들에게 전화를 걸어 늦지 말것을 당부하는 것도 중요한 오전일과”라고 합니다. 오전 변론은 보통 하루에 4~8건.공판이 끝나면 공판 내용을 피고인에게 자세히 설명하고 향후 진행방향을 같이 의논하고 헤어집니다. 점심식사후엔 오후 공판을 준비합니다. 오후공판은 무죄를 주장하는 사건의 피해자가 출석하는 증인신문이 많다고 합니다. 함 변호사는 “피고인에게 적대적인 증인들의 증언이 신빙성있는지를 꼼꼼히 살펴야 하기 때문에 기존 수사기록과 증거를 꼼꼼히 파악하는 것이 형사사건의 핵심”이라고 합니다.

변호사들이 자주 가는 곳은 교도소와 구치소입니다. 함 변호사는 평균 1주일에 한번, 5~6명의 피고인을 만난다고 합니다. 그는 “구속된 피고인들은 절실함이 더 커 수사기록과의 진술 동일성, 추가 증거자료 등을 논의 한다”고 말합니다. 또, 자주 방문하는 곳은 인신보호사건의 구제청구인을 만나러 정신병원입니다. 함 변호사는 “공판과 교도소,정신병원을 오가며 전화, 재판 변론, 피고인 접견 면담 등을 하다보면 하루해가 짧다”며 “때문에 서면작성은 몸과 마음이 편안한 야근때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함 변호사는 중학교때부터 변호사를 꿈꿨습니다. 로스쿨이 되기전 마지막 07학번으로 법학과에 입학해 사법고시를 봤지만 연달아 쓴맛을 봤다고 합니다. 이후 전북대 로스쿨에 입학한 후 다행히 5회 변시에 합격했습니다. 함 변호사는 “현실의 변호사는 어릴적 꿈꿨던 멋있는 모습은 아니었고 오히려 무죄를 주장하는 수많은 피고인들의 하소연을 들어주어야 하는 상담사에 가까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모든 일에는 명암이 있고 직업인으로서 뿌듯함은 피고인이 무죄를 선고받는 것처럼 오랜 노력끝에 오는 무지개 같은 달콤한 사탕”이라며 “변호사라는 막연한 환상을 걷어내고 지루하지만 절박한 피고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묵묵하게 하루하루 자신에게 맡겨진 일을 해낼 것”이라고 합니다. 그것이 직업인 변호사로서 의무라고 함 변호사는 말합니다. (끝) /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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