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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과 PD 누가 착한가

윤기설 2013/01/02 17:11

 통합진보당의 강기갑 유시민 심상정 노회찬 씨는 요즘 ‘괜찮은 정치인’ 대접을 받는다. 구 당권파가 주도한 비례대표 부정경선의혹이 불거진 뒤 이들 비당권파 핵심이 당내 문제해결에 주도적으로 나서면서 ‘훌륭한 정치인’으로 둔갑하고 있는 것이다.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강씨는 각종 언론 인터뷰와 구당권파 비례대표당선자 면담, 김영훈 민주노총위원장과 간담회 등을 통해 내부의 혁신을 강조하면서 이런 이미지 쇄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부에선 “강기갑이 이렇게 합리적인 사람이었나”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다. ‘공중부양’ 강기갑의 거칠고 폭력적인 이미지가 사라지고 착한 해결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민중민주(PD)계의 핵심으로 한때 민주노총의 투쟁을 주도했던 심상정 대표와 노회찬 대변인 그리고 범 민족해방(NL·주사파)계로 평가받는 유시민 대표 역시 요즘 영웅(?)반열에 올랐다.

 PD도 폭력행위 일삼아

 그런데 이들이 이런 평가를 받을 자격이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지금까지 이들의 궤적을 살펴보면 ‘착한 정치인’으로 칭송받기에는 뭔가 미흡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강씨는 지난 17, 18대 국회의원 시절 길거리투쟁에 거의 빠지지 않고 모습을 드러냈다. 명분이 있든 없든, 국민과 노동자에게 이득이 되든 안되든, 무조건 투쟁현장에 나타난다. 심씨 역시 마찬가지다.

 노동운동가 시절 현장의 투쟁을 이끌었던 그는 정치인이 된 이후에도 웬만한 파업현장이나 농성장에는 얼굴을 보이는 ‘여전사’다. 지난해 김진숙 씨 한진중공업 농성 때 노회찬 대표와 함께 한 달간 동조 단식투쟁을 벌였다. 지난 3월 서울 청계광장 촛불집회에선 “이어도는 섬이 아니라 암초인데 해군의 무모한 도전이 중국을 자극하고 갈등을 유발한다”고 말해 국민적 비난을 받기도 했다.

 심 대표와 함께 PD계의 핵심인 노 대변인은 “코리아연합을 거쳐 코리아연방을 건설하는 제7공화국을 건설하자”며 영토조항 삭제, 주한미군 철수, 국가보안법 폐지, 한·미동맹 해체를 주장했다. PD계인 이들이 NL 쪽의 친북반미 노선을 수용한 셈이다. 유 대표는 천안함 폭침 이후 “어뢰설 기뢰설 버블제트 등은 억측과 소설(2010년 5월)”이라는 등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부정해왔다. NL계가 아니면서도 종북주의를 외면하지 않는 이들이 괜찮은 정치인으로 비쳐지는 게 기이할 따름이다.

 절차적 민주주의 중시를

 NL-PD 간 갈등이 일어날 경우 폭력에 관한한 PD도 NL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2005년 2월 민주노총 대의원대회 폭력사태 때 PD계의 투쟁성이 유감없이 발휘됐다. 당시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고 대의원대회가 무산됐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와 행태가 비슷하지만 주동세력이 PD계였다는 게 다르다.

 NL계의 국민파인 이수호 위원장 지도부가 노사정위원회 복귀 여부를 묻는 찬반투표를 실시하려 하자 PD 쪽의 중앙파와 현장파 대의원들이 폭력으로 저지했다. 당시에도 다수의 대학생들이 낀 PD계  강경파들이 격렬하게 폭력을 휘두르며 단상을 점거했고 시너를 뿌리기도 했다. 결국 노사정위원회 복귀는 PD 쪽의 폭력행사로 무산됐다. NL이나 PD나 모두 자신들에게 국면이 불리하게 돌아가면 폭력이라는 비민주적인 방법을 동원한다. 민주노총을 최대 지지세력으로 하는 통합진보당이 대중정당으로 자리잡기 위해선 시대착오적인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야 하고 절차적 민주주의도 중시해야 할 것이다.


<본 칼럼은 한경닷컴에 2012년 5월 20일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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