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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농성 계속 방치할 건가

윤기설 2013/02/04 13:14

대법원으로부터 ‘불법 파견’ 확정판결을 받은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근로자 최병승 씨가 철탑농성을 시작한 지도 3일로 110일째가 됐다. 처음 농성에 돌입했을 때만 해도 사내하청 근로자 3500여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는 회사 측 결정을 기대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현대차는 최씨의 예상을 깨고 2016년까지 정규직으로 전환해주기로 결정했다.

현대차의 정규직 전환 채용심사에는 전체 사내하청 근로자 6800명의 약 80%에 해당하는 5394명이 응시했다. 최씨의 농성에도 아랑곳없이 사내하청 근로자들은 현대차의 결정을 받아들인 것이다. 최씨가 농성을 끝내지 않자 정규직 전환의 꿈을 안고 있는 조합원들은 “소수의 지도부가 외부세력과 결합해 노조를 독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공권력 뒷짐’ 사태 부추겨

겉으로는 현대차 사내하청 근로자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달라는 이유로 농성을 계속하고 있는 최씨도 상황이 바뀌면서 철탑에서 내려갈 출구전략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9일부터 현대차 정규직으로 인사발령이 난 최씨는 계속 출근을 하지 않을 경우 무단결근 등의 이유로 해고조치를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법투쟁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미온적인데다, 외부 좌파세력들의 부추김도 끈질기게 이어져 철탑농성을 쉽사리 끊지는 않을 것이란 지적도 많다. 사태만 해결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눈감아 주는 ‘불법 불감증’이 불법투쟁을 부추기는 데 한몫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 노동현장엔 다른 나라에서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불법 극한투쟁이 난무한다. 손해배상 가압류는 노조를 대상으로 한 건데도 조합원이 경제적 압박을 이유로 목숨을 끊고, 동료 노조원의 시신을 공장에 반입해 투쟁의 볼모로 삼고, 철탑이나 크레인에 올라 장기농성을 벌이기도 하고, 죽창으로 원청회사 인력을 위협하며 폭행도 하고…. 요즘 우리나라 노동현장에서 목격되고 있는 상식 이하의 돌출행동들이다. 이런 불법 극한투쟁은 공권력의 제재를 거의 받지 않는다.

법과 질서 바로 세워야

금속노조 한진중공업 지회 노조원 150여명이 지난해 12월21일 목숨을 끊은 조합원 최강서 씨의 시신이 든 관을 들고 지난달 30일 부산 영도조선소에 진입했지만, 큰 저항을 받지 않았다. 조합원은 10명에 불과하고 140명은 외부세력인 것으로 파악돼 ‘한진중공업 사태’가 불법투쟁에 의한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같은 날 현대차 사내하청노조 역시 불법으로 생산라인 점거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이를 제지하는 회사 측 관리자들과 경비인력을 죽창으로 위협한 뒤 폭행을 가했다.

불법파업이 만연하는 것은 노사갈등 해결에 감초처럼 끼어드는 정치권의 넓은 오지랖도 주요 요인이다. 노조가 목소리를 높이면 정치권이 개입하고, 정치권이 개입하면 회사의 경영난은 제쳐두고 포퓰리즘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 입법활동을 해야 할 국회의원들이 마치 노동투사라도 된 듯 회사의 지급능력과 상관없이 정치적 해결책만 제시하면서 쌍용차와 한진중공업처럼 경영난은 더욱 심화되는 것이다.

정부도 균형감각을 잃는 경우가 많다. 노조의 불법파업에 대응해 직장폐쇄 조치를 내리면 정치권의 눈치를 살피는 정부는 과잉 대응으로 몰아부친다. 정치권과 정부가 균형감각을 잃은 정책을 펼친다면, 노조의 불법투쟁은 없어지지 않고 결국 그 피해는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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